두 개의 유산

아뜰리에 블랙은 두 가지를 다룹니다.
1917년 벨 연구소의 길버트 버냄이 고안한, 흔적을 남기지 않는 연산.
그리고 헤리티지를 만들어갈 금속 공예.
오래된 지혜를 물려받아, 내일을 준비합니다.

제1장

침묵하는 연산

1917년, 벨 연구소의 길버트 버냄은 메시지에 무작위 숫자를 더하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평문에 무작위를 더하면, 평문은 사라집니다. 남는 건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도 읽어낼 수 없는 숫자의 나열뿐입니다. 이 원리는 이후 반세기 동안 국가 간 가장 은밀한 통신선에 쓰였습니다. 아뜰리에 블랙의 사일런스 프로토콜은 이 연산을 그대로 계승합니다. 니모닉 단어는 숫자가 되고, 그 숫자에 당신만이 아는 값을 더하면 결과는 다시 숫자가 됩니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는 숫자입니다.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값을 아는 당신뿐입니다.

제2장

부패를 막는 오래된 지혜

1978년, 벨 연구소의 로버트 모리스와 켄 톰슨은 컴퓨터 비밀번호를 어떻게 안전하게 저장할지 연구했습니다. 문제는 명확했습니다. 같은 비밀번호는 언제나 같은 암호화 값을 남긴다는 것. 공격자는 흔한 비밀번호의 암호화 값을 미리 계산해 표로 만들어두기만 하면, 그 표와 대조하는 것만으로 비밀번호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해법은 비밀번호마다 무작위 값을 하나씩 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값에는 소금(Salt)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같은 재료도 소금의 양과 종류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내듯, 같은 비밀번호도 서로 다른 솔트 아래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남긴다는 뜻이었습니다. 이후 공격자는 미리 계산해둔 표를 쓸 수 없게 됐고, 패턴을 비교해 알아내는 것도 불가능해졌습니다. 아뜰리에 블랙은 모든 시드플레이트에 개별 솔트를 적용합니다. 같은 니모닉, 같은 패스프레이즈를 쓰는 두 사람이 있어도, 두 사람의 결과물은 서로 무관한 숫자가 됩니다.

제3장

공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디지털 자산은 아직 유산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소유한 사람이 사라지면, 자산도 함께 사라집니다. 법이 아직 그 자리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뜰리에 블랙은 공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법이 아직 답하지 못한 문제를, 우리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풀어냅니다. 전자기기도, 서버도, 회사의 존속도 필요 없는 방식으로.

제4장

금속에 새기다

티타늄은 인체 뼈와 결합할 만큼 정직하고, 대기권 밖에서도 형태를 잃지 않는 금속입니다. 부식되지 않고, 변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침묵의 연산과 보존의 지혜를, 이 금속 위에 새깁니다. 당신이 이 세상에 없더라도, 이 판 위의 약속은 남습니다.

이 원리는 하나의 금속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형태로 이어질 것입니다.